#8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으며..
책 정보
저자 : 아서 밀러
출판사 : 민음사
신곡과 대학.중용 시험을 마치고 이제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책을 선택하여 시험을 봤다.
통과 후 쓰는 독후감이다보니 후련하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가장 얇은 책이었기 때문이다.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내용 속에 많은 것이 담겨져있다.
배경은 미국 대공황 시기이다. 아메리칸 드림이 깨지는 순간을 잘 묘사해냈다. 이 책의 저자인 아서 밀러는 자신의 삼촌을 모티브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의 삼촌과 이 책의 주인공인 윌리는 많이 닮았다.
미국은 공급이 넘치고 수요가 따라가지 못할 때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이 히트를 쳤다고 한다. 모두가 풍부한 시기인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하지만 대공황을 맞딱뜨리고 세일즈맨은 물론 모두 무너지고 만다.
그 시대의 한 가정의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가 무너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가족간의 충돌, 이웃 친구간의 충돌 등 일반 시민들이 겪을 가능성이 있는 소재가 나타난다.
주인공 윌리는 너무 힘든 상황을 겪을 때마다 과거를 회상하는데
주로 아들들과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회상 속으로 빠져든다.
윌리는 자신의 아들들은 굉장히 대단하다고 믿고 좋은 측면만 바라보는 아버지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아들들이 되어버리고 만다.
첫째인 비프는 미식축구 선수로 고등학교 때부터 멋진 활약을 하지만
아버지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좌절한 뒤 모든 것을 포기한다.
3개의 좋은 대학에서 스카웃 제의를 했지만 비프는 수학 낙제를 지우지 못하고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
둘째인 해피는 여자를 좋아하는 바람둥이로 나온다.
해피는 책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지만 비프와 윌리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윌리의 아내인 린다는 헌신적인 아내이다.
남편이 기죽을까봐 수입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아버지를 좀 도와달라고 한다.
마지막에도 윌리의 묘 앞에서 독백하는 장면에서 윌리를 많이 사랑했다는 느낌을 준다.
41페이지에서 윌리와 린다의 대화 중
"남자는 말수가 좀 적어야 되는데. 찰리를 봐요. 말수가 적으니 사람들이 존경하잖소."
이 내용은 대학.중용에서도 나오고 자기계발 책에도 나온다.
이 책은 남자에 한정짓고 있지만 인간이라는게 필요한 말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불필요한 말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좋아하는 명언에도 이런 말이 있다.
"인긴이란 생각하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많이 지껄인다." -몽테스키외-
친구 중에도 사람 많은 곳에서 여자에 대한 얘기나 남들이 들었을 때 불편해지는 얘기를 하는 친구가 있다.
요즘 남의 눈치를 보며 살지 마라 이런 문구가 유행히지만
피해를 주는 것과 눈치를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피해를 주지 않는 틀 안에서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61페이지 벤과 윌리의 대화 중
"정글에 들어갔을 때 나는 열일곱이었어. 걸어나왔을 때 스물한살이었지. 그리고 나는 부자였어!"
벤은 윌리의 친형이다. 벤이 윌리가 잘 나갈 때 정글로 가자 했지만 윌리는 가지 않았다.
윌리는 힘든 지금 그 거절을 굉장히 후회한다.
이 구절에서 모험심이 결국 그를 부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오키나와로 여행을 갔는데 150km를 배낭 메고 자전거를 탔다.
완벽한 준비 없이 그냥 지도 보고 이 경로로 가면 되겠다 싶어 도전했다.
가다 보니 우린 산을 타고 있었다.
그날 목표 지점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그만한 개고생은 처음이었다. 넘어져서 피를 흘리며 갔던 자전거 여행이 나름 나의 모험이었다.
그래도 언제 이런 개고생을 해보겠나 싶어 나중에도 자주 회상될 여행일 것 같다.
75 페이지에서 윌리의 말 중
"무엇을 말하느냐고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그렇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화할 때 What보다 How가 중요하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영업하고 있는 인간으로 보일 수 있고
자신이 써보니 좋아서 추천하고 있는 친구로 보일 수 있다.
160 페이지에서 윌리와 비프의 대화 중
"아버지가 저를 너무 띄워 놓으신 탓에 저는 남에게 명령받는 자리에서 일할 수가 없었어요!"
농장에서 일하러 멀리 간 줄 알았던 비프가 사실 양복을 훔쳐 감옥에 다녀오게 된 것을 토로하면서 비프가 아버지 탓을 하는 장면이다.
사실 탓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분명 아버지가 너무 높이 띄워 놓아 떨어진 아들의
충격이 너무 커서 다신 일어서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인간은 어렸을 때 거의 모든 습관과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한다.
아들이 학교의 축구공을 훔쳤을 때 아들을 혼내 다시 돌려주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칭찬을 너무 과하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잘한다 잘한다 하면 눈에 뵈는 게 없다.
너무 지나친 자신감은 자만감이 되고 자만감은 자해가 될 뿐이다.
아들에 대한 집착은 너무 해가 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배웠다.
아들에 대한 거짓된 꿈은 더 해가 된다.
현실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하며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한다.
내 아들이 뭘 잘하는 지, 뭐가 부족한 지 먼저 인생을 살아본 선생으로써
아들에게 조언하고 길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강요는 하면 안되겠지.
내가 부족한 것을 내 아들은 채워줬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지만
아들의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기에 아들 자신이 경험하며 학습해야 한다.
173 페이지에서 윌리의 무덤 앞에서 찰리의 말 중
"세일즈맨은 인생의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아. 볼트와 너트를 짜 맞추지도 않고, 법칙을 제시하거나 치료약을 주는 것도 아냐. 세일즈맨은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게 필요조건이야."
윌리의 무덤 앞에서 비프가 자신의 아버지는
끝까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했다며 비난하자 찰리가 한 말이다.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을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은 안다.
식당에서 알바생을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 성격을 대강 예상할 수 있다.
세일즈맨을 정의하는 찰리의 말이 와 닿았다.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세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
거절하는 사람 앞에서 미소 짓는 일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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